주말 공략집

Monologue

주말은 특별하다. 평일과는 다르게 한 주 7일 중 이틀밖에 없다. 흔치 않은 것은 가치가 높고, 나에게 주말은 더더욱이나 가치가 높으며, 주말이란 것은 나에게 있어서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한 공략의 대상이다.

나는 25년 동안 주말을 공략했다. 공략에 실패한 날도 있고, 기대치 이상으로 공략에 성공한 날도 있다. 오늘은 나의 25년 경력에서 얻은 노하우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 금요일은 주말이 아니다.

우선, 나의 주말은 금요일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금요일은 다른 평일과 마찬가지로 침대에서 유튜브와 릴스를 보며 배시시 웃다가 잠에 든다. 경험상, 금요일에 잠을 잘 자야 주말을 더욱 알차게 즐길 수 있다.

> 할 것을 정리하자.

성공적인 주말 공략의 첫 단계로는 포스트잇이 필요하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주말에 해야 할 것, 하고 싶은 것, 하면 좋을 것, 등등 거의 모든 것을 종이 또는 핸드폰에 적어둔다. 주말을 보내면서 적은 것들을 그어나가는데, 이때 상당한 수준의 쾌감이 밀려온다.

> 제일 중요한 것은 자유다.

가끔은 할 일들을 하나씩 헤쳐 나가는 쾌감보다 그냥 가만히 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할 일들이 적힌 종이로부터 과감하게 멀어진다. 종이 한 장에 구속되어 만족스럽지 않은 주말을 보내면 연이어 오는 평일에까지 영향을 준다.

주말을 보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다.

freedom

물론 다른 사람과 한 약속, 그리고 기한이 정해져서 꼭 해야 할 일들은 나의 상태와 상관없이 이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만족스러운 주말을 보내는 것이다.

꼭 지금 안 해도 되는 일을 하는 것보다, 친구와 맛있는 것을 먹고, 좋아하는 애니와 영화를 보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들과 알고 싶었던 것들을 주말에 하는 것이 만족스럽고 행복한 주말을 보내기 위한 길이다.

너무 피곤한 한 주여서 쉬고 싶었다면 쉬어야 한다.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다면 봐야 한다. 따라 해보고 싶었던 레시피가 있었다면 만들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포스트잇은, 그저 내가 주말을 어떻게 보낼지 몰라서 계속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죄책감이 느껴질 때, 나에게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이정표에 불과하다.

누군가는 여기까지 읽고 당연한 말을 하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나는 이 공략집을 만들기까지 다양한 주말들을 보내왔다. 항상 만족스러운 주말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주말에는 자유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항상 다음 주말과 함께 기회가 온다.

이번 주말의 부담과 몰려오는 죄책감 대신 여유를 가지고 다음 주말로 넘겨주자. 다음 주말이란 곳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므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곳이다.

이 글이 그저 할 일을 다음으로 미루는 것을 장려하는 글 같다면 정확하다. 이 글을 통해 독자를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 글도 미루고 미루어서 몇 주 만에 완성된 만족스러운 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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