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다보는

Monologue

주말에 스파에 갔다. 스파에는 노천탕이 있어서 바깥세상이 보였는데, 바로 앞에 골프장이 있었다. 아침부터 사람들은 부지런히 공을 치고 있었다. 노천탕에서 칸막이 사이로 골프 치는 사람들이 내려다보였다. 사람들을 구경하는 동물원에 온 기분이었다.

그 순간, “누군가 또한 나를 내려다보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 고차원의 존재, 외계인, 아니면 이 세계라는 시뮬레이션을 운영하는 기계들. SF 영화를 너무 많이 봤다.

우리를 내려다보는 그들이 존재한다면, 우리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그저 가벼운 구경거리로 볼 수도 있고, 너무 지루한 세상이라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아니면 정말 한 사람 한 사람 유의 깊게 보며, 그의 한 마디 한 마디 모두 관찰하고 평가할 수도 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밖에 있는 사람이 이쪽을 응시하는 것이 느껴져서 자리를 피했다. 안에서 밖만 보이는 줄 알았더니 쌍방이었다. 미친 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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