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Monologue

얼마 전에 서해에 가서 첫 낚시를 했다. 아무런 예습 없이 캠핑 의자랑 낚싯대 세트만 사서 친구랑 무작정 갔다.

해가 가장 뜨거운 2시에 터에 도착했다. 썰물로 메마른 땅 위에는 퇴근하고 누워 쉬고 있는 낚싯배들만이 우리를 반겼다. 물고기라고는 지느러미도 안 보이는 마른 항구에 갈매기의 울음만이 우리를 욕보였다.

서울 촌놈이라 밀물 썰물의 존재를 잊고 있던 우리는 일단 자리를 잡았다. 의자를 펼치고, 낚싯대를 조립하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미끼를 던질 준비가 됐을 때는 항구에 물이 돌아왔다.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힘껏 낚싯대를 휘둘러서 바늘을 던졌다. 이상하다. 정말 열심히 던졌는데 10m 정도 날아간 것 같다. 이상하다. 바늘을 회수하고 다시 힘껏 던졌다. 이상하다. 9m 정도 날아간 것 같다.

멀리 던지기는 포기하고 입질만을 기다렸다. 입질을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데 입질이 뭔지 어떻게 알까 고민하던 중 이미 미끼를 먹고 간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어 낚싯대를 잡아당겼다. 저항이 느껴졌다.

“와 던지자마자 잡히네!” 나는 감탄했다. 이제 어디 가서 굶어 죽진 않을 것 같았다. ‘나 낚시에 재능이 있는 건가?’ ‘낚시 프로 리그가 있을까?’ 생각하며 열심히 잡아당겼다. 이상하다. 힘껏 당겨도 낚싯대만 구부러질 뿐, 줄은 요지부동이었다. 알고 보니 바늘이 어딘가에 걸린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낚싯줄을 자르고 다시 바늘을 준비하려 했지만, 우리 같은 덜렁이들에게 예비 바늘 같은 것은 없었다.

그렇게 나의 낚시는 끝이 났다. 그러나 친구의 낚시는 이제 시작이었다.

갑자기 친구가 낚싯줄을 감아올리자, 끝에 송사리 같은 녀석이 딸려왔다. ’이게 진짜 잡히는 거구나‘ 감탄하던 중 송사리는 이미 바다에서 나와서 내 손에 잡혔다.

먹기에는 너무 작아서 풀어주기 위해 바늘을 빼려고 했다. 바늘이 움직일 때마다 너무 큰 고통이었는지 물고기는 몸부림쳤다. 내 손안에 잡힌 작은 물고기의 몸짓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낚시를 시작하기 전 내 예상과는 달리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바늘을 빼고 녀석을 바다로 돌려보냈을 때, 낚시에 대한 흥미는 모두 달아났다. 내 유흥을 위해 이렇게까지 다른 생명이 고통스러워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친구와 약속을 했다. 다음에는 유흥을 위해서가 아닌 생존을 위해서 낚시를 하자고. 우리는 동쪽으로 갈 것이다. 그날 잡히는 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유일한 식량이 될 것이며 그날 동해 물고기들은 세상과 하직할 각오로 헤엄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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